최근 청소년 폭력의 특징

최근의 청소년 폭력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청소년 폭력은 단순한 탈선의 차원을 넘어 심각한 범죄의 단계에 이르고 있다. 학원폭력의 내용이 더욱 심각하고 집요해지고 있고, 신체적 폭력 뿐 아니라 언어적, 정신적인 폭력도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어 피해자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즉, 일반적인 폭력행사나 금품갈취 이외에도 집단적인 따돌림이나 놀림, 시험지 보여주기를 강요하거나 숙제나 심부름시키기 등의 새로운 형태의 심리폭력이 출현하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일회성 단순폭력보다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소위 학대적 폭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청소년 폭력 예방재단(1996)에 접수된 상담사례를 분석해 보면, 폭력피해 기간이 일회성인 경우가 22.6%인 반면 6개월 이상 장기적인 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은 전체의 32.2%나 되어, 청소년들이 장기적인 폭력으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폭력행위가 비행청소년에 의해서만 자행되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모든 청소년에서 쉽게 발견될 수 있는 일반화된 비행유형이 되고 있다. 최근의 청소년 폭력에는 학교 안 밖에서 이루어지는 학원폭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폭력행사의 장소도 학교 내가 가장 많은 것을 조사되고 있어(청소년폭력예방재단, 1996) 폭력이 청소년들의 일상과 주변에 만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가해자들은 폭력행위에 대해 죄의식이나 책임감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청소년 폭력이 보복성 폭력이거나 약물이나 음주를 동반한 폭력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뚜렷한 목적이나 동기가 없이 장난삼아 저지르는 우발적이고 충동적인 폭력이 많아지고 있다. 2000년 청소년백서 (문화관광부, 2000)의 자료에 의하면 소년범죄의 동기는 우발적 범행이 가장 많고(27.1%), 다음으로 유흥비 충당 등 이욕범행(16.1%), 부주의(15.1%), 취중 호기심(6.2%)의 순서를 보였다. 학생범죄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여 우발적 범행(30.0%)이 가장 많고 다음이 부주의(18.8%), 이욕(12.2%)의 순이었다. 특히 이욕 중 유흥비 조달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최근의 청소년 폭력은 뚜렷한 목적 보다는 우발적이거나 부주의, 호기심, 유혹을 못 이겨 일어나는 경우가 전체의 50% 내외를 점유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넷째, 청소년 폭력이 집단화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의 청소년 폭력은 단독범행보다 2인 이상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청소년의 폭력 집단은 단순한 패거리 집단, 조직적인 규율을 갖고 움직이는 불향서클, 성인 폭력조직과 연계된 하부폭력조직 등에 의해 이루어진다(김기현, 2000). 소년폭력범을 범죄별로 보면 상해와 폭행은 감소하는 반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은 대폭 증가하고 있다(서울특별시·자녀안심운동 서울협의회, 2000). 폭행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은 2인 이상 공동범행, 흉기소지범행, 상습범행, 야간범행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행위가 증가한다는 것은 청소년폭력범이 집단화, 상습화, 흉폭화, 야간화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청소년폭력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은 폭력 피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구리 YMCA가 구리, 남양주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1996)에서는 폭력피해를 당했던 청소년 중 53.9%가 폭력피해여부를 신고하거나 누군가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폭력 피해사실을 외부에 알린 응답자들 중에서도 대부분은 친구(48.9%)에게만 말한 것으로 나타나 근본적인 문제해결로 연결되기는 어려웠음을 보여주었다. 이들이 피해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이유는 ‘피해가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 (34.7%)가 가장 많았지만, 다음으로 ‘보복 당할 것이 두려워서’(23.1%), ‘알려보았자 소용이 없어서’(22.3%)의 이유가 많아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무력감을 보여주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1996)의 연구에서도 학교폭력을 당하고 신고하지 않은 이유를 보면 ‘별일이 아니라서’(32.4%)의 이유 다음을 신고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아서’(27.9%), ‘보복이 두려워서’(25%)가 중요한 원인으로 나타났다. 

출처 : 청소년 문제행동, 한상철 김혜원 설인자 임영식 조아미 공저, 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