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을 비관한 청소년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학생들 사이에 따돌림은 물론이고 성적 중심의 사회분위기를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자료를 보면 2005년∼2010년 초·중·고생 자살자는 870명으로 한해 평균 145명에 이른다. 대학생 자살자는 이 보다 많아 연간 230명이나 된다고 한다.
또 광주 청소년 상담지원센터가 지난해 광주지역 중·고생 2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청소년들의 자살 충동이 도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의 22.6%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답변도 6%나 됐다. 특히 부모없는 조손가정에서 자란 학생 중 절반 가량이 자살을 고민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0일 전남의 한 고교생이 먼저 자살한 친구를 그리워하다 자신도 저수지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으며, 같은 날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인문계고를 중퇴,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학생이 목매 숨지기도 했다. 이들은 죽기 전 노트 등에 먼저 간 친구에 대한 동경이나 신변 비관 등의 내용을 남겼다. 어린 학생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 사회에 자살률이 높은 것은 출세와 성공지향의 정서가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청소년 자살은 대개 충동적인 경우가 많지만 어른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치하거나, 정부 차원의 대책도 미흡한 게 현실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각 주마다 전문가를 배치해 자살위험 가능 청소년을 집중 관리하는 미국과 대조적이다.
청소년 자살을 줄이기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가족 구성원 간의 연대다. 아울러 자살 예방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과 종교, 학계 등 사회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하겠다.
<광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