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청소년의 심리치료방법
우울증을 가진 청소년들은 상실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기가 부족하고 무언가 박탈되었다고 느낀다. 조증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은 우울증에 비해 이러한 상실감으로 인한 우울한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다. 따라서 우울을 포함한 기분장애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심리치료(Psychotherapy)에서 무엇보다도 이들을 상실감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는 것을 강조한다.
상실감의 해소
우울을 포함한 기분장애의 근원이 상당 부분 상실감에 있다는 사실은 우울장애의 치료에 몇 가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첫째, 치료자는 우울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을 진정을 염려하고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만 청소년 우울증 환자의 상실감을 해소시킬 수 있다. 즉 치료자는 환자에게 중요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할 것 같은 환자들의 두려움을 감소시킬 수 있다. 환자와의 세심한 관계 정립을 통해 치료의 효과를 증가시키며, 따뜻하고 배려적인 치료자와의 관계는 종종 환자(특히 우울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 통원 치료가 가능한 경우)의 우울한 감정을 향상시킬 수 있다.
둘째, 우울증을 가진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상실감을 경험하였던 실제 사건과 유사한 환경에 노출시켜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우울장애를 치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어떤 청소년이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졌거나 학교에서의 실패로 상실감을 경험하였다면, 환자가 경험한 사건보다 강도는 약하지만 유사한 상실 경험에 관한 토의를 통해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든지 학교에서의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만약 청소년들의 상실감이 실제 사건이 아닌 환상적 또는 비현실적인 문제 때문일 경우(특히 환자가 그 문제를 비현실적인 것으로 인식하지 못할 경우), 보다 강도 높은 방법이 필요하다. 상실감의 원인이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일수록 환자가 느끼는 상실감은 커지며, 상실감의 원인을 인식하기 어려울수록 보다 광범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의 상실감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법으로는 Klerman 등(1984)의 대인관계 심리치료(Interpersonal Psychotherapy)와 Nezu(1986)의 문제해결치료(Problem-Solving Therapy) 등이 있다. 이러한 치료는 우울 증상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심각한 우울증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
증상의 최소화
우울증을 가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에서 상실감의 해소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보이는 우울 증상에 대한 치료 역시 필요하다. 증상에 대한 적절한 치료없이 오랜 시간이 경과하면 비록 우울증적 염려가 사라진 이후에도 증상은 습관화되어 계속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치료자는 환자와 의미있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한자가 상실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동시에 증상에 대한 직접적인 처치도 해야 한다. 비록 우울 환자의 풀 죽고 낙담한 기분 상태가 쉽게 호전되기는 어렵지만, 우울한 청소년의 가족이나 친구들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노력을 통해 환자의 기분 상태를 개선시킬 수 있다.
또 우울 환자의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환자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정서적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이들의 우울한 기분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환자의 우울한 기분 상태는 호전되더라도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우울한 기분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우울 환자가 유쾌한 정서적 경험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환자가 우울한 기분 상태로 있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줄어들며 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도 적어진다. 이러한 방법이 비록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이 방법은 행동 조형 기법(behavior-shaping technique)의 하나로서 우울증의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다(Kolko, 1987).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치료자들은 우울에 대한 인지적 개념화를 통해 우울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태도 역시 개선시킬 수 있다(Beck, 1979; Emery, Bedrosian & Garber, 1983). 정신분열증을 가진 청소년들의 현실 감각을 증가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에서도 특정 사건이나 환경의 실제 모습과 환자가 생각하는 것과의 차이를 확인하고 환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환자와 토의한다. 이러한 기법은 우울증을 가진 청소년들이 자신이 실제 생활에서 극복할 수 없는 장애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부정적 태도뿐만 아니라 우울증 청소년의 감소된 에너지 수준에 대해서도 치료자는 환자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치료자는 환자가 과거에 어떤 것을 좋아하였으며 어떤 상황에서 성공적 경험을 하였고, 환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은 무엇인지 파악하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환자들에게 아주 경미하게 남아있는 욕구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지역사회의 서비스 프로그램이나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환자의 외로움과 우울한 기분을 감소시킨다(Calabrese &Schumer, 1986).
치료자는 또한 청소년 우울 환자가 우울한 감정이나 잠재적으로 우울한 느낌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부적응적(maladaptive) 방법을 사용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특히 치료자는 환자가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회피하지는 않는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회적 철회(social withdrawal)는 환자의 상실감을 감소시키고, 생산적인 참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강화와 자존심을 고취할 수 있는 기회를 없애버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정적 경험에 근거한 대인 기피 현상과 대인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기대를 극복시켜 주는 사회적 기술 훈련(social skills training)은 매우 중요하다(Becker, Heimberg & Bellack 1987 ; Kolko, 1987).
또한 우울한 기분과 심리적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부적응 행동이나 문제행동을 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이러한 행동을 감소시킬 수 있는 처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울증을 가진 청소년에게 단순하게 어떠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는 행동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치료는 환자의 문제행동이 자기 스스로에게 부정적이고 문제행동에 대한 대가로 지불해야 할 개인적 손실이 크다는 것을 환자들에게 인식시켜 환자 스스로 긍정적인 행동을 하도록 동기화시켜야 한다.
출처 : 청소년 문제행동, 한상철 김혜원 설인자 임영식 조아미 공저, 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