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문화
또래(peer)란 놀이 친구나 비슷한 연령층의 집단을 말한다. 사회화는 가족에서 시작되지만, 어린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또래나 또래집단이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린이들은 가족 구성원이 아닌 동
년배 사이에서 여러가지의 사회생활을 배우게 된다.
또래집단은 사회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린이들은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루어진 가족의 위계적인
관계 속에서 살다가, 같은 연령층의 또래집단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 중요성을 알게 된다. 또래집단은
구성원이나 하위집단을 보호하는 규범체계와 전형적인 소규모 집단의 특징을 갖는다. 또래는 보통 친구라는 말과
동의어로 쓰이기도 한다.
1) 친구의 유형
사회학자 Riseman은 친구관계를 그 기능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다.
① 연합적 친구관계: 공간적 근접성, 학령의 유사성 등에 의해서 맺어지는 친구관계이다. 이러한 관계에는 정서적 유대나
깊은 관여가 부족하다. 따라서 이사를 가거나 학교를 졸업하는 경우와 같은 환경이 변화하게 되면 친구관계는 종결된다.
② 수혜적 친구관계: 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주로 베푸는 역할을 하는 친구관계이다. 이러한 친구관계는 흔히 두 사람 사이에
사회적 지위나 역할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들 사이에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짱'의 문화는 일면 수혜적
친구관계의 한 형태라 볼 수 있다.
③ 상호적 친구관계: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에 근거한 친구관계이다. 이러한 우정은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
(관포지교: 管鮑之交), 요나단과 다윗의 우정에 비유되기도 한다.
2) 친구집단 형성의 요소
Coleman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청소년집단에서 지도자의 측(짱)에 끼려면 남자의 경우 제일 크게
갖추어야 할 요소가 체육 특기, 즉 운동 소질이고, 그 다음으로는 반반한 외모, 이어서 괜찮은 성격이고, 공부 잘하는 것은
가장 낮게 요구되는 요소임을 밝혀내었다. 여자의 경우에도 반반한 외모 다음으로 괜찮은 성격, 체육 특기, 높은 학업 성적
순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결국 청소년들은 성인들의 중핵문화를 구성하는 건전한 가치판단 기준이나 미래에 대한 비전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오히려 다양한 주변 문화의 영향을 받아 중핵문화에 대해 대항적 양상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친구집단의 종류
청소년들의 친구집단은 그 구성원들이 만들어 내는 집단의 구조와 특성에 따라 또래집단(peer group), 동료집단(clique),
패거리집단(crowd)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동료(짝패)집단은 2~12명 사이, 보통은 5~6명으로 구성되는 친구집단을 말한다. 이들 청소년집단은 보통은 같은 취미와
비슷한 활동에 관심을 나타내는 남자들이나 여자들끼리만 유지된다. 짝패집단은 구성원들 서로가 깊은 얘기를 나누며,
매일 점심도 한 자리에서 먹고. 같은 학원에 다니며 공부도 같이 하고, 경우에 따라 같은 취미를 갖고 음악과 연극에 같이
몰입하기도 한다. 결국 짝패집단은 그 구성원들이 서로가 서로를 잡아당겨서 집단에 머무르게 하는 사회적 환경을
제공해 주는 친구관계를 말한다. 짝패집단 구성원들끼리는 서로 비밀이 없으며, 그로써 서로 안식처가 되기도 하고
편안한 감을 주기도 한다.
패거리 집단은 비슷한 성격과 특성을 지닌 청소년들이 비조직하되어 모인 집합을 말한다. 이들은 서로가 의도적으로
모이거나 의견을 같이 나누면서 상호작용을 유지하고 있지도 않다. 그리고 비록 물리적으로 가깝게 모여 있지만
조직화 되어있지도 않다. 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며 또한 서로가 서로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들은 보통
얼뜨기(jocks), 범생이(nerd), 책벌레(brains), 인기짱(populars)등의 집단으로 구분되어 유지된다. 보통은 몇 개의
짝패집단 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일정한 패거리집단 문화를 만들어 낸다는 이론도 있다.
4) 청소년 왕따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 '집단따돌림'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복수 또는 개인의 약자를
대상으로 지속적, 반복적으로 행하는 신체적, 정신적 공격'으로 정의되는 집단따돌림 현상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이웃 일본 혹은 유럽의 선진국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외국의 문화 풍토병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와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집단따돌림에 관한 논의가 언론을 통해 있었고, 1990년대 후반에는 이에 대한 학문적 논의도 비교적 활발하게 일어났다.
집단따돌림 현상은 언젠가부터 우스갯소릴 '아주 큰 것', '으뜸', '우두머리'의 뜻을 갖는 접두어 '왕'이라는 말과 어우려져
'왕 따돌림' 혹은 '왕따'라는, 약간은 희화화한 말로 변했다. 이 말은 '크게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 '가장 많이 따돌림을 당하는
집단성원' 혹은 '따돌림 현상 그 자체'를 지칭하고 있다.
왕따가 널리 사용됨에 따라 '왕따'로부터 더 많은 은어들이 파생되었다. 예를 들면 '집중 따돌림'을 의미하는 '집따',
은밀한 따돌림을 의미하는 '은따', '전체 따돌림'을 의미하는 '전따', 개인적으로 따돌림을 나타내는 '개따', '평생 따돌림'을
나타내는 '평따' 등의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왕따' 현상은 학생들 집단뿐만 아니라 이제는 성인 집단,
예컨대 직장이나 사회단체에서도 나타나게 되었다(전희일, 2011)
5) 청소년의 언어생활
(1) 청소년 언어의 특징
장소를 막론하고 청소년들이 나누는 얘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말하는 태도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① 집단적 소란 현상: 청소년들이 모인 곳이면 거기가 교실이든 공연장이든 버스 안이든 어디든지 시끄럽다.
통제되지 않는 장소에서 청소년들이 소집단으로 놀이나 대화를 하는 경우에 필요 이상으로 떠들어 주위를 소란스럽게 한다.
② 경음화와 고성화 현상: 청소년들의 대화가 집단적 소란 현상을 띠게 되므로 그 언어는 자연히 경음화되고 고성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작다-짝다', '장-짱', '과방-꽈방', '간다-깐다', '잡세-짭세' 등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원래 말이 갖는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은 줄어들고 날카롭고 건조한 어감만이 증폭되고 있다. 또한 대화가 진행될수록 옥타브가 올라가고 고성으로
변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③ 은어, 속어, 욕설의 증가: 은어와 속어는 청소년들의 독특한 삶을 이루는 한 요소가 되고 있다. 청소년들의 일상생활에서
욕설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특징으로 지적될 수 있다. 청소년들은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불유쾌하고 파괴적인 언어를
강하게 내뱉고자 할 때 주로 욕설을 사용한다. 욕설은 인간의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강력한 정서를 언어로 방출하여 정서적
긴장감을 해소해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청소년들 가운데는 가벼운 욕설이 일종의 친밀성과 놀이로 받아들여져
또래 세계에 합류하는 도구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2) 청소년의 은어와 속어
은어는 특수한 집단이나 계층 또는 사회에서 남이 모르게 자기들끼리 비밀스럽게 사용하는 언어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은어는 주위 환경과의 대립과 갈등이 많은 범법자나 감옥 등의 사회에서 생성되어 사용되었다.
은어가 비밀 유지를 목적으로 주로 사용하는 말이라면 속어는 반드시 비밀 유지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속어는 장난기
어린 표현이나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며, 대화에서 신선한 느낌을 주기 위한 말놀이라고 할 수 있다.
속어는 통속적으로 쓰이는 말 또는 낮은 말을 지칭한다. 속어는 은어와 달리 유행어처럼 그 표현이 해학적이고 신선하며
야유적, 냉소적인 면을 많이 갖고 있다. 욕설도 넓게는 속어의 범주에 속한다.
청소년들 사이에 은어와 속어는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만일 은어나 속어를 잘 못 알아들으면 그들의 보편적인 문화에
편입되지 못한다. TV나 뮤직비디오 등 감각적이고 빠른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영상언어에 익숙한 오늘의 청소년들 중 일부는
보다 새롭고 자극적인 말을 만들어 내고, 이것을 친구들 사이에서 퍼뜨리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다수의 학생들은
또래집단에서 소외되거나 뒤쳐졌다는 느낌을 갖기 않기 위해 다투어 이런 새로운 은어를 따라한다. 청소년들은 입시경쟁과
과다한 수업에 쫓기는 강박관념 등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불평, 불만이 담긴 '교도관(교사)', '교도소(학교)',
'노가다(학교를 가다)', '담탱이 뒷당을 깟다(담임을 뒤에서 욕했다)', 등의 반항적인 은어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전희일, 2011).
출처: 학교 폭력의 예방 및 대책 , 김규태, 방경곤, 이병환, 윤혜영, 우원재, 김태연, 이용진 , 공저 , 양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