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행동의 원인
가해행동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연구는 대부분 가해행동을 보인 청소년들의 심리적 특성을 연구하는 횡단적 연구(cross-sectional study) 이거나, 가해학생들의 어린 시절을 회고적으로 회상하여 보고하는 회상적 연구(retrospect study) 가 많은 편이다. 따라서
아래에 제시된 개인심리적 요인, 가족적 요인, 또래관계적 요인의 경우, 이런 특성이 존재한다고 해서 모든 학생을 가해행동의 잠재적 성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1) 개인심리적 요인
가해자들의 가해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소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도록 유발하는 스트레스 상황이 있는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관계에 대한 실망, 채워지지 않는 기대, 혼자만의 고민, 교우관계와 같은 것들이 폭력행동을 유발하는 촉발요인이 될 수 있다. 두려움이나 자신감 저하, 고립, 불안감, 이루어지기 힘든 희망과 그에 대한 욕구와 같은 개인적 갈등이 공격적 성향으로 전이되어 가해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몇몇 가해자들에게는 인지적 왜곡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신의 행동이 피해자에게 고통을 줌에도 불구하고, 폭력에 대한 인지적
왜곡을 통해 자신의 가해행동을 지속시키거나 정당화시킨다(Becker & Kaplan, 1998). 피해자들이 왕따를 당할 만한 속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상황에서는 자신의 가해행동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여기는 등, 인지적 왜곡을 통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피해자나 상황에 전가시킨다.
(2) 가족적 요인
가해자들의 경우,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해서 느끼는 강한 정서적 유대인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는 연구들이 존재한다. 애착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정서적 따뜻함, 친밀감 및 상호 의존을 표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Ward, Hudson, & Marshall, 1996). 주 양육자와의 역기능적 관계로 인하여 성장과정에서 애착형성에 실패한 경우, 친밀감이나 공감능력이 잘 형성되지 않게 된다. 부모와의 안정된 애착 경험이 없는 청소년들의 경우 또래관계에서 경직되고 적대적인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Zimmerman, 2004).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경우, 정서적 고독감과 외로움을 느낄 뿐만 아니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정 내 부모의 이혼이나 불화, 별거, 가정폭력, 경제적 빈곤 등이 청소년의 인성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가정 내에서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종종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목격한 청소년의 경우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폭력을 학습하게 되고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폭력적 행동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쉽다.
(3) 또래관계적 요인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또래관계의 영향력이 점점 증가하게 된다. 또래관계 밀착도가 높아질수록 그 영향력이 점점 증가하며,
대부분의 여가생활 역시 부모보다는 또래와 나누려 하는 경향이 늘어나게 된다. 공격적이거나 거친 행동이 또래 내에서 인정받게 되면, 이것이 강화요인으로 작용하여 가해행동이 지속되게 된다. 특히 집단이 지속적으로 동조하여 폭력을 가하는 경우, 서로가 비행행동을 부추기게 되며, 문제행동의 한 패턴으로 정착하게 된다.
가족 내에서 적절한 소속감이나 인정을 경험하지 못한 청소년의 경우, 부족한 친밀감이나 인정 욕구를 또래 내에서 충족시키려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그 관계에 과도하게 의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유사한 문제행동을 함께 하는 또래집단에 소속되어 있을 경우, 자신의 문제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혹은 가해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또래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가해행동에 가담하게 되거나, 적극적인 방관자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출처: 학교 폭력의 예방 및 대책 , 김규태, 방경곤, 이병환, 윤혜영, 우원재, 김태연, 이용진 , 공저 , 양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