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는 생물학적 변화뿐만 아니라 인지적, 사회적인 변화로 인해 아동기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환경을 경험하게 되므로 이로 인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증가한다. 예를 들어, 주변의 동년배와 차이가 나는 신체적인 발달(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도 청소년에게는 중요한 스트레스요인으로 작용하여 우울을 경험할 수 있다. 우울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은 생물학적, 심리적, 인지적, 가족, 동료, 학교 요인 등 매우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생물학적이고 유전적인 요인이 청소년의 우울과 관련될 수 있다. Dahl 등은 우울한 아동과 청소년은 부신피질에서 생성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인 코디솔(cortisol)의 분비가 정상적인 청소년에 비해 적으며, Weissman등은 우울과 같은 기분장애는 가계를 통해 유전된다고 주장한다. 즉, 주요 우울장애의 경우 이란성 쌍둥이에 비해 일란성 쌍둥이의 동시 발병률이 높으며, 성인기에 발생하는 우울보다 아동 및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우울은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더 크다.

 또한 생물학적인 성숙으로 인해 변화된 자기 신체에 대한 이미지와 주변 타인의 자신의 대한 평가에 민감한 청소년기에는, 자기 신체에 대해 불만족을 느끼는 청소년일수록 그러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더 우울하며, 자존심이 낮은 청소년일수록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즉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인지와 우울의 경험은 정적인 상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McCauley 등은 자신의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은(외적 통제자) 내적 통제자에 비해 더 많은 우울을 경험한다고 하였다. 특히 우울한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성공과 같은 긍정적인 사건의 원인을 외적이고 안정적인 원인으로 귀인하지만, 중요한 일에 대한 실패와 같은 부정적인 사건의 원인은 자신의 내적이고 안정적인 원인(예를 들어, 내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으로 귀인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우울한 청소년들은 부정적인 사건에 대해 자신의 책임을 많이 느끼며 자신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Hamman은 청소년기 우울의 중요한 원인으로 가족 특히 부모의 우울을 지적하고 있다. 즉, 우울한 부모와 생활하는 자녀는 건강한 부모와 같이 지내는 자녀에 비해 인지적인 문제와 학교 문제, 친구 문제뿐만 아니라 높은 비율의 우울 장애를 보인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우울의 세대간 전이는 유전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사회 학습적인 과정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 부모의 우울로 인하여 부모자녀 관계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여 자녀에게 정서적으로 무관심하게 대하고, 가족 구성원간의 심각한 갈등이 있고, 가족 구성원 간의 응집력이 낮고 서로에 대한 의사표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가정의 청소년들은 부모가 보여주는 인색하고 비애정적인 보상과 처벌 모형을 자신의 모형으로 받아들여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즉 부모가 청소년에게 애정적인 지원이나 안정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은 청소년 우울을 억제하는 중요한 완충 작용을 한다고 하겠다. 또 부모의 이혼이나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은 청소년의 행동적 장애를 증폭시키고 우울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기는 아동기에 비해 동료들과의 활동이나 시간 소비가 증가하며, 주변 동료들의 생각이나 행동이 자신의 사고와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즉 청소년들은 친구나 동료를 아동에 비해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평가하느냐가 중요한 관심사가 된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친구에게 따돌림이나 무시를 당하거나, 자기를 이해해 주는 친구가 없을 때 매우 슬픈 감정이나 우울감에 빠지기 쉽다. Venberg는 자주 만나는 친한 친구가 없거나, 친구로부터 자주 거부당하는 경험을 한 청소년의 우울 발생이 높다고 하였다. 즉 친구의 사회적 지원은 가족의 사회적 지원과 마찬가지로 우울과 부적인 상관이 있으며, 우울이 높은 청소년들은 사회적 기술이나 대인관계를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오늘날의 변화된 학교 환경은 청소년의 우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열된 입시경쟁으로 인하여 대개의 학교나 교사들은 학업성적에 대해 집착을 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많은 청소년들은 좌절과 실패감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낮은 학업성적과 청소년의 우울 간에는 정적인 상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경험을 자주 하게 되는 청소년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낮은 자존감과 무가치감을 형성하고, 장래에 대해 아무런 꿈이나 희망을 갖지 못하고 비행이나 심각한 우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는 자기 스스로를 포기하거나 미래에 대해 심각한 두려움을 갖게 되어 자살을 시도하는 청소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