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자살충동성 예방을 위한 상담프로그램 시급⌟
김도연
한국청소년자살예방협회장
청소년기는 생물학적, 사회적, 인지적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시기로 개인적인 변화와 사회에서 기대하는 많은 요구는 청소년들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청소년들의 스트레스에 대한 부적응은 우울과 같은 심리적인 장애, 학교 부적응, 약물남용, 비행 행동, 자살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측면에서 성인기로 변화하는 과도기에 해당되며 자의식의 발달과 부모로부터의 독립과 이탈을 하고자 하는 심리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와 갈등에 대처하는데 있어 때로는 충동적이고 극단적인 문제행동을 보일 수 있다. 성인과 달리 청소년의 자살은 구체적인 계획에 의한 자살시도보다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평소에 잘 기능하던 적응적인 청소년들도 갑작스런 스트레스나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상황 압력, 고통을 회피하고자 하는 충동적인 욕구가 지속될 경우 자살생각이나 자살시도와 같은 부적응적인 방식을 초래할 수 있다.
통계청(2013)의 ‘청소년의 자살에 대한 충동 여부 및 이유’에 대한 사회조사 연구를 보면, 13~19세에 해당하는 청소년의 자살충동성 이유로 성적 및 진학문제(39.2%), 가정불화(16.9%), 경제적 어려움(16.7%), 외로움, 고독(12.4%), 기타(14.8%)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학교폭력이나 집단따돌림으로 인한 자살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으며 특히, 사이버상에서 발생하는 집단 언어폭력은 심각한 대인관계 외상적 경험과 우울을 유발하여 자살시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급격히 변화하는 청소년의 문화·환경과 의식수준에 맞는 자살예방프로그램의 개발 및 전문상담인력을 통한 다차원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청소년기의 충동적 자살시도의 경우 높은 스트레스에 비해 낮은 문제해결능력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심리적 갈등을 겪을 시 문제중심적 접근방법을 찾기 보다는 접근회피적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거나 다른 대안적 방법을 모색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경험회피적인 형태의 자살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교육부에서는 해마다 초중고 학생들에게 정서행동발달검사를 실시하여 자살고위험군 학생들을 선별하고 자살예방을 위한 지역사회 연계를 돕고는 있으나 자살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심리상담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자칫 학생들을 평가하고 진단하는 분류체계로 검사가 실시될 수 있는 우려를 낳는다. 또한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해 지역 내 상담센터나 의료기관에 연계될 경우 지속적인 심리상담서비스를 받기에는 사회의 재정적인 지원이 미비하여 단기간의 상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근원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장기적인 대응방안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비록 심리상담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 내 기관으로 연계되었다 하더라도 자살 원인에 대한 심층적인 면담과 체계적인 검사 및 심리상담프로그램까지 one-stop으로 연계하는데 필요한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인하여 다양한 심리적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에는 어려움이 있다.
청소년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 조절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생명을 위협하는 자살시도의 경우 부정적인 생각과 정서조절 및 충동적인 대처에 대한 심리치료적 중재가 필요하며 학교에서 또래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와 관심은 중요한 자살예방의 보호요인이 될 수 있기에 자살고위험군 청소년에 대한 자살충동성 예방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 개발과 더불어 자살에 대한 인식변화와 자살행동을 예방하기 위한 또래집단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중재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wee class 상담의 경우 자살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자살예방을 위한 상담사의 자격과 권한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나아가 청소년 자살의 다양한 원인을 해결하는 사례별 맞춤형 상담기법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에 증가하고 있는 학교 내에서의 충동적인 자살시도의 경우 개인에게는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또래 청소년들에게는 심리적 외상과 같은 불안정한 정서를 유발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치료적 접근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청소년 자살의 위기개입 중재를 위해 해당 전문가의 도움외에도 교사와 또래 학생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위기대처 매뉴얼이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자살 고위험군 청소년에게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학교환경과 동기부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자살 충동성의 위험을 낮추고 자살에 대한 인식변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학부모와 연계하여 심리상담 프로그램 종결 이후의 적응과 변화과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 특히 학부모의 경우 가정내 안정된 지지체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갈등 문제나 청소년기 심리특성에 대한 이해 및 적절한 대응 방법을 모색하지 못하여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자녀문제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족상담프로그램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나아가 청소년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단기적인 상담프로그램의 적용이 아닌 지속적인 단계별 전략과 적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초‧중‧고등학교 시기에 적합한 상담프로그램의 개발 및 장기적인 자살예방계획이 요구되며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적극적인 국가적 ‧사회적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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