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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29 17:53
청소년기 자살생각 관련 요인
 글쓴이 : 한국청소년…
조회 : 11,501  

청소년기 자살생각 관련 요인

 

본 연구에서 우울과 스트레스는 남녀 청소년의 자살생각 위험성을 높이는 중요한 위험요인이었다. 그러나 정신건강 상담과 약물 사용 경험은 남자 청소년 집단에서 자살생각과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않은 반면, 여자 청소년 집단에서는 자살생각 위험성을 높이는 위험인자였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울은 남녀 집단 모두에서 자살행위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Pagliaro(1996)의 자살행위 고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기의 자살생각과 우울 간에는 강한 연관성이 존재한다. 특히, 절망감(Hopelessness)이 자살생각과 우울의 연관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울증을 설명하는 인지모델이 의하면, 우울한 사람은 자신, 미래, 세계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 중 미래에 대한 부정적 관점은 절망감을 의미하며(Beck. 1964), 우울증상의 중요한 특성인 절망감은 우울과 자살생각의 연관성에 영향을 준다(Wetwel, 1976; Wetzel, Margulies, Davis, &Karam, 1980). 구체적으로, 남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각 집단에서 절망감이 우울 및 자살생각의 관계에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하는 것이 증명되었다(Chabrol &Choquet, 2009). 자살생각, 우울, 절망감의 3가지 특성 간 관계를 고려할 때, 절망감은 우울증과 함께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에게서 나타나는 중요한 특성으로 여길 수 있다(Evans , 2005).


본 연구에서 스트레스는 남녀 청소년 집단 모두에서 자살생각과 중요한 연관성이 있는 변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청소년기 자살생각이 청소년의 높은 스트레스 수준과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한다는 점에서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Martin & Volkmar, 2007). 스트레스와 자살생각과의 연관성 설명에서 주목할 두 가지 특성이 있다( Huff, 1999). 첫째, 최근에 겪은 스트레스 및 대상자가 느끼는 스트레스 수준은 청소년기 자살생각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둘째, 청소년기 자살행위에 영향을 주는 스트레스원은 다양하지만, 자살행위에 영향을 주는 스트레스원의 종류가 연령에 따라 다를 가능성이 있다(Evans , 2005; Gould , 2003).


스트레스와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청소년기의 문제해결 방법과 같은 대처 전략(coping strategy)은 중요한 보호요인(Protective factor)이다. 개인 특성 또는 문화에 따라 청소년이 느끼는 스트레스 수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아동기에서 성인기로의 전환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은 급속한 신체·심리 상태의 변화뿐만 아니라 친구 관계와 같은 다양한 스트레스원을 경험한다(Arnett, 1999). 이처럼 다양한 스트레스원을 청소년기에 경험함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은 스트레스원의 해결을 위하여 소망적 사고(Wishful thinking) 또는 비난과 같은 비효과적인 대처 전략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Donalson, Prinstein, Danovsky, & Spirito, 2000). 이러한 비효과적 대처 전략의 사용은 청소년이 자살생각을 하게 되는 기여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헌에 따르면, 문제 해결능력 또는 의사결정능력과 같은 사회적 기술(Social skill)은 보호요인이며, 이러한 사회적 기술은 자살문제 감소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Evans , 2005). 또한, 선행연구에서는 문제해결능력이 청소년기 스트레스와 자살생각 간 연관성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Chang, 2002).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앞에서 언급한 스트레스, 자살생각, 대처능력 간의 관계를 지지하는 경험적 증거가 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정신건강 상담은 여자 청소년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주는 변수였으며, 이러한 연구 결과는 선행연구와도 일치한다. 선행연구에서는 여성은 남성보다 자살생각 및 자살행위와 관련한 도움 요청을 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Beautrais, 2002; Rich, Kirkpatrick-Smith, Bonner, & Jans, 1992; Rickwood, Deane, Wilson, & Ciarrochi, 2005; Smalley, Scourfield, & Greenland, 2005; Vaswani, 2011).


특히, 자살을 생각하는 남녀 청소년 간 이에 대한 대처 전략의 차이가 존재한다(Gould , 2004). 여성은 남성보다 도움을 요청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도움 요청을 위해서 여성은 정신과 전문의와의 상담, 전화 상담, 어른이나 부모님과의 대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반면, 남성은 여성보다 바람직하지 않은 대처 전략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남성은 혼자 문제해결 시도, 약물 사용 또는 음주, 자살을 해결 방법으로 고려한다. 또한, 남성은 자살생각을 비밀로 간직하는 특성을 보인다.


청소년의 도움 요청(Help seeking) 행위에 관한 연구들에서는 약물사용 및 성행위와 같은 문제행동에서도 청소년이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에 성별 차이가 존재한다고 설명한다(Vaswani, 2011). Koulnazarian(2007)은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의 성별 차이는 3세부터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문헌에서는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에 대한 성별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를 3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요구되는 중요한 특성은 정서 능력(Emotional competence)이다. 정서 능력은 본인들의 생각과 감정을 인식하고 본인들에게 익숙한 단어를 이용하여 타인에게 구두로 표현하는 것이다(Rickwood , 2005).

이러한 정서 능력의 수준은 일반적으로 남자 청소년보다는 여자 청소년이 높다. 다수의 경험적 연구들에서 남자 청소년보다 여자 청소년이 심리적 스트레스의 인식 후에 타인과 논의할 가능성이 높음이 증명되었다(Beautrais, 2002; Rickwood , 2005; Vaswani, 2011).

둘째, 청소년은 사회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성 역할을 습득하게 되는데, 전통적으로 남성에게 요구되는 성 역할은 남자 청소년의 도움 요청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Vaswani, 2011). 남자 대학생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에서는 남자에게 기대되는 4가지 성역할(성공, 권력, 경쟁, 감정 절제)이 도움을 요청하는 태도 형성에 장애물인 것으로 나타났다(Blazina &Watkins, 1996). 

마지막으로 여성에 비하여 남성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이 남자 청소년의 도움 요청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Vaswani, 2011). 사회적 지지는 필요한 도움의 제공으로 정의되며, 도움요청을 위한 중요한 자원이다(Barker, 2007). Vaswani(2011)는 남자 청소년의 정서 능력(Emotional competence)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남자 청소년들은 친구 및 전문가들과의 지지 관계 형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특성이 남성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낮은 이유 중 하나로 여겨질 수 있다.

여자 청소년 집단에서만 자살생각과 유의한 연관성이 있는 두 번째 요인은 약물 사용이다. 본 연구에서 약물 사용은 흡연 및 음주 경험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약물 사용은 다양한 자살행위와 유의한 연관성이 있으며(Goldston & Comption, 2009), 자살행위와 약물 사용과의 관계는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약물 사용 특성(약물의 종류, 약물 사용 빈도 및 약물 사용수준)(Cho, Halfors, &Iritani, 2007; Goldston & Compton, 2009), 자살행위의 심각성(자살생각, 자살시도, 실제 죽음에 이르는 자살)(Goldston & Compton, 2009), 성별(Cho , 2007)에 따라 자살행위와 약물 사용 간 관계가 다를 수 있다. GoldstonCompton(2009)은 약물 사용과 자살생각 수준이 높아질수록 약물 사용과 자살생각 간의 관계가 유의한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성별에 따른 자살생각과 약물 사용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것이 알려져 있지 않으며(Cho , 2007), 청소년기 자살생각과 약물 사용 관계에 대하여 조사한 선행연구 결과들은 서로 상이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Cho , 2007 ; Goldston & Comption, 2009; Han, Kim, Ryu, Kang, &Park, 2009; Kim & Kim, 2010; Swahn & Bossarte, 2007), 후속 연구를 통하여 약물 사용과 자살생각의 관계의 검증이 필요하다.


음주와 흡연이 청소년기의 흔한 문제행동이란 점 (Jessor, Donocan, & Costa, 1991)과 이러한 문제행동이 다양한 건강위험행위 위험성과 연관성이 있다는 점(Schmid , 2007)을 고려하면. 본 연구의 남자 청소년 집단에서 약물 사용과 자살생각 간 연관성이 유의하지 않은 점은 예상 밖의 결과였다. 이와 같은 예상 밖의 결가는 우리나라의 음주문화 및 흡연문화와 본 연구에서 사용된 약물 사용 경험의 측정 방법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음주 및 흡연 문화를 고려하면, 본 연구의 약물 사용 수준은 여자 청소년에게는 심각한 수준의 약물 사용인 반면, 남자 청소년에게는 그렇지 않은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흡연과 음주는 남성적인 특성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흡연과 음주에 대하여 남자에게 사회적으로 허용적인 반면(Chang, Shrake, & Rhee, 2008), 여성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Chang , 2008; Kim, Son, & Nam, 2005). 실제 통계자료에서도 우리나라 여성에 비하여 남성의 흡연율과 음주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Chang , 2008; Kim , 2005; Seo, Choi, Kim, &Park, 2008). 이와 같은 흡연율과 음주율의 성별 차이는 한국의 흡연 및 음주 문화의 영향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에서 여자 청년 집단에서만 약물 사용과 자살생각과의 연관성이 존재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사용된 음주 및 흡연의 측정 방법 때문일 수 있다. 본 연구에서 흡연 경험은 지금까지 담배를 최소 한 모금 이상 피워본 경험을 의미하며, 음주 경험은 지금까지 술을 최소 한 잔 이상 마셔본 경험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흡연 및 음주 경험 측정도구는 약물 사용의 심각성 측변에서 그 수준이 낮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남녀 청소년의 흡연 및 음주 수준 차이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출처 : 청소년 자살행위 실태와 관련 요인, 박선희, 집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