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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5-23 18:34
중고등학생 등교시간 1시간 늦추자 ‘행복’해졌다
 글쓴이 : 한국청소년…
조회 : 1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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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 중·고등학교의 ‘9시 등교’가 본격화 된 2014년 9월1일 수원시 대평고등학교 2학년 4반 교실 모습.

평소 학생들 모두 자리에 앉아 있을 오전 8시 30분 경 두어 명의 학생이 보였고(사진 위), 9시가 가까이 되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리에 앉았다. | 강윤중 기자




중고등학생 등교시간 1시간 늦추자 ‘행복’해졌다




중고등학생들의 아침 등교시간을 1시간 가량 늦추자 삶의 행복감이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홍승철 교수 연구팀은 경기도 내 중학교 1곳(263명)과 고등학교 1곳(104명)을 10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등교시간 연장 전후 청소년들의 삶의 질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2014년 7월 취임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9시 등교’를 권장하면서 경기도 내 중학교 99.7%, 고등학교 92.1%가 이 등교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중학생 등교 시간을 8시20분에서 9시로, 고등학교 등교시간을 8시에서 9시로 각각 조정한 다음 2개월, 12개월 이후 학생들의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조사했다.


중학생의 전반적인 행복감은 9시 등교 시작 전 5.87점에서 9시 등교 2개월 후 6.89점, 12개월 후에는 6.92점으로 상승했다. 고등학생 역시 기존 5.60점에서 2개월 후 6.64점으로 오른 뒤, 12개월 후 6.56점으로 유지됐다.


아침식사를 챙겨 먹는 학생도 늘었다. 중학생은 기존 5.03회에서 2개월 후 5.53회, 12개월 후 5.65회로 상승됐다. 고등학생은 기존 4.53회에서 2개월 후 5.15회, 12개월 후 5.56회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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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시간 연장 전/후 청소년 생활 변화도. |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승철 교수팀




학습태도 관련 항목도 개선됐다. 지각 횟수, 수업 중 졸린 정도, 수업시간 집중도도 통계적으로 유미의한 수준으로 개선됐다.

중학생 지각 횟수는 기존 1.38회에서 2개월 후 1.12회, 12개월 후 1.04회로 줄었다. 고등학생 지각 횟수는 기존 1.19회에서 2개월 후 0.90회, 12개월 후 0.94회가 됐다.


수업 중 졸린 정도는 중학생은 기존 4.87점에서 2개월 후 4.07점, 12개월 후 4.30점이었다. 고등학생은 기존 5.55점에서 2개월 후 4.60점, 12개월 후 4.74점으로 개선됐다.


수업 집중도는 중학생은 기존 5.83점에서 2개월 후 6.48점, 12개월 후 6.80점으로 상승했다. 고등학생 역시 기존 5.43점에서 2개월 후 6.14점, 12개월 후 6.52점으로 높아졌다.


학교에 가고 싶은 느낌도 중학생은 기존 6.14점에서 2개월 후 6.64점, 12개월 후 6.6점으로 상승했다. 고등학생은 기존 5.50점에서 2개월 후 5.85점, 12개월 후 5.93점으로 높아졌다. 그 외 활력이나 전반적 기분도 개선됐다. 분노, 자살과 같은 심리 상태도 개선되긴 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진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다만 ‘9시 등교’ 이후에도 총 수면시간은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등교 시간 연장으로 수면 패턴이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주기(日週期) 리듬으로 일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성빈센트병원은 청소년기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성인에 비해 2시간 정도 늦게 분비돼 성인에 비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물학적 수면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홍승철 교수는 “등교 시간 연장이 청소년 특유의 수면 패턴이 유지될 수 있는 환경 요인을 만들어 수면의 질 향상을 비롯해 감정, 학교생활 수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대만에서 개최된 제4회 국제 소아과수면학술대회(The 4th International Pediatric Sleep Association Congress)에서 발표됐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