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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8-07 17:03
‘마음이 아파’ 성적 떨어지면 학습부담 주지마세요
 글쓴이 : 한국청소년…
조회 : 15,981  

공부 못하게 만드는 정신질환 유형 및 부모 대처법

 



《 우리 아이의 성적은 왜 항상 좋지 않을까. 아이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개 교육 전문가들은 공부에 대한 동기를 적절히 부여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가 정신적으로 ‘아파서’ 공부를 못할 수도 있다. 정신의학적으로 보면 아동 및 청소년은 우울감과 학습장애, 불안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앓을 때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없다. 이런 경우 단순히 “공부를 하라”고 독려하는 게 아니라, 정신의학적 ‘치료’를 해줘야 한다. 》

○ 먼저 어디가 아픈지 관찰해야 

고등학생인 박모 양(17)은 1년 전 부모에게 “머리가 아프다” “속이 안 좋다”는 등의 이야기를 계속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진찰을 해봐도 별다른 병이 발견되지 않았다. 박 양의 투정은 계속됐고 심지어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했다. 집에서 멍하니 누워 하루를 보내는 일이 잦아졌고 상위권이던 성적도 추락했다.

‘더이상 아이를 혼자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부모는 박 양과 함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찾았다. 진단은 우울감. 사춘기인 박 양이 학교 친구들과 마찰을 빚으며 사이가 안 좋아지자 우울감이 찾아온 것이었다. 박 양은 심리 치료를 시작했고 6개월 만에 박 양의 상태는 호전됐다. 성적 또한 상위권으로 돌아왔다.

우울감은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증상 중 하나다. 학교 폭력과 불우한 가정환경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는 우울감은 인지 능력을 저하시켜 작업기억력(일시적 기억 저장능력)을 떨어뜨린다. 이럴 경우 아이는 암산이나 사물 간의 차이점을 발견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당연히 학습에도 차질이 생긴다. 아동이나 청소년은 우울감이 찾아오면 부모에게 짜증을 내는 일도 많다. 또 신체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몸이 아프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

 

우울감에 빠진 자녀를 대할 때 부모는 섣불리 자녀의 상태에 대해 조언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는 내가 가장 잘 안다’는 생각이 아이의 마음을 닫게 만들어 대화를 단절시키고 극단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장애와 학습장애도 아동 및 청소년들의 학습 능력을 떨어뜨린다. 자녀가 아무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쉬기가 힘들다”고 하면 불안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학교에서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므로 집중해서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갑자기 불안장애가 찾아왔다면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불안장애는 부모가 자녀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감을 줘서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를 치료하기에 앞서 부모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특히 자녀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도록 말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 부분에 문제가 생길 때 겪게 되는 학습장애는 주로 난독증과 산수를 제대로 못하는 증상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글을 읽을 때 단어를 빼먹는다거나 다른 단어로 말한다면 학습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자녀가 학습장애라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평소 관심 있는 주제의 낱말 100개를 무작위로 뽑아 매일 읽게 하는 방식 등 으로 치료할 수 있다.







○ ADHD일 경우 신중히 접근해야 



최근 아이들 사이에서 많이 나타나는 ADHD는 성적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증상이다. ADHD를 앓는 아이는 작은 소리와 같은 외부 자극에도 쉽게 산만해진다. 따라서 수업을 집중해 듣지 못하고 과제를 할 때도 오래 걸린다. 2013년 우리나라에서 ADHD로 치료받은 10대는 3만8307명에 이른다.

남자 아이에게는 산만하게 이것저것 일을 벌이거나 주변과 자주 다투는 충동성 또는 과잉성 ADHD가 나타나는 반면에 여자 아이들은 겉으로는 큰 문제없지만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는 조용한 ADHD가 주로 발생한다. 조용한 ADHD는 학습량이 많아질 때 우울감과 동반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ADHD 증상을 보이는 자녀에게는 하루의 일과를 정해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독려한다. 서예나 바둑처럼 머리를 쓰는 것보다는 수영, 태권도 등 구호가 있고 몸을 활달히 움직이는 취미를 가지게 하는 것도 좋다.

 

 

 

한편 ADHD 치료약이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져 오·남용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이 약을 잘못 먹으면 구토나 불안감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반드시 병원에서 ADHD 진단을 받은 아이일 경우에만 의사의 처방하에 복용해야 한다.

이연정 순천향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정신질환으로 공부를 못할 경우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며 “증상이 보일 때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가 아이와 공감하며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