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도 외모지상주의,화장하고 다이어트…`4학년 때부터 화장`
외모지상주의, 초등생도 화장하고 다이어트…'4학년 때부터 비비크림'
한국의 여자 아이들이 날씬한 몸매를 유독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어린 나이 때부터 힘든 다이어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고학년도 다이어트를 하는 아이들이 많아 신체·정신적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신 건강 보고서(Health at a glance 2015)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 아동·청소년(만 5∼17세)의 과체중(비만 포함) 비율은 남자가 26.4%로 여자(14.1%)의 1.9배나 됐습니다.
한국의 이 격차는 OECD 최고 수준이다.
조사대상 33개 회원국의 평균은 남자 24.3%, 여자 22.1%로 남녀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유럽의 많은 나라는 남녀 차이가 거의 없으며 영국처럼 여자가 남자보다 과체중·비만 비율이 높은 나라도 있습니다.
정소정 건국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여자 아이들에 비해 남자 아이들의 비만이 많다"면서 "여자 아이들은 걱정스러울 정도로 다이어트에 몰입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회적으로 여성에는 날씬한 몸을 요구하는 시선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데도 자신은 체중이 많이 나간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2014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교육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생의 체중감소 시도율(최근 30일간)은 여학생이 45.1%로 절반에 가까웠으며 남학생은 23.1%에 머물렀습니다.
체중감소를 위해 의사 처방 없이 살 빼는 약 먹기, 설사약·이뇨제 복용, 식사 후 구토, 단식 등의 부적절한 방법을 시도한 중고생의 비율은 여자 18.8%, 남자 13.4%였습니다.
자신이 실제보다 살찐 편이라고 인식하는 신체 이미지 왜곡 인지율도 여자는 18.8%로 남자(13.4%)보다 높았습니다.
2013 국민건강통계(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소아 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만 6∼11세의 경우 남자 5.2%, 여자 7.2%로 여자가 남자보다 2.0% 포인트 높았으나 12∼18세는 남자 17.1%, 여자 8.0%로 남자가 여자보다 9.1% 포인트 높았습니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사춘기의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체중 조절에 더 신경을 썼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교육부)에서도 2013년 체질량지수 기준 비만도가 초등학생 남자 9.7%, 여자 8.3%, 중학생 남자 16.5%, 여자 10.6%였으며 고등학생 남자 21.0%, 여자 13.6%로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남자 아이들은 뚱뚱해도 장군감이라고 하고 여자 아이들에게는 '시집갈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면서 여자 아이들이 받는 사회적 압박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성장기의 여자 아이들이 체중을 뺄 필요가 없는 경우에도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제는 다이어트 연령이 초등학생까지 내려갔다"고 말했습니다.
초등학생 4학년과 1학년 딸을 둔 학부모 김정수 씨는 "요즘 아이들은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쓴다"면서 "4학년에도 비비크림이나 입술 틴트를 바르는 아이들이 있다.
심지어 1학년 아이의 친구 중에는 엄청나게 말랐는데도 살이 찔까 봐 안 먹겠다는 아이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학부모는 "6학년 아이의 친구 중에는 뚱뚱해서 살을 빼고 싶은데 먹는 걸 참지 못해 괴로워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