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 3만4000명..가해자 71.4% "같은 학교 동급생"
유형 ‘언어폭력’ 35% 최다…‘왕따’ 17%ㆍ‘사이버 괴롭힘’도 10%나 돼
‘쉬는시간(43%)’에 가장 많이 발생…‘교실안’ 등 주로 학교안에서 이뤄져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학교폭력이 매년 감소 추세에 있지만 언어폭력과 집단 따돌림 등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여전히 연간 3만명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 10명 중 7명은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의 친구로 나타났다.
1일 교육부의 ‘2015년도 2차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 따르면 올 3월부터 9월까지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생 39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0.9%인 3만4000명이 학교 폭력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2차 조사 4만8000명(1.2%)에 비해 소폭 줄어들고, 3년 전인 2012년 조사(32만1000명, 8.5%) 때에 비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1.4%(1만9000명) ▷중학생의 0.7%(1만명) ▷고등학생의 0.5%(5000명)가 학교폭력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를 봤다고 답한 학생 중 가족과 학교 등에 신고한 학생들은 79.7%로 지난해 2차 조사 때보다 1.4%포인트 증가했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은 가족(32.6%)이나 학교(25.5%)로 신고하는 비율이 높았다. ‘친구나 선배’는 17.7%, ‘117 상담센터’를 이용한 경우는 3.8%에 불과했다.
학교폭력 가해자는 ‘같은 학교 같은 학년 학생’이라는 응답이 71.4%로 가장 높았고, ‘같은 학교 다른 학년’(7.8%), ‘다른 학교 학생’(3.0%)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학교폭력 건수는 7만1000건으로 2013년 2차 조사(16만1000건)에 비해서는 55% 감소했고, 지난해 2차 조사(10만건)와 비교하면 28.9% 줄어든 수치다.
폭력 유형으로는 ‘언어 폭력’이 35.3%로 가장 많았고 ▷집단 따돌림(16.9%), ▷신체 폭행(11.8%) ▷스토킹(11.0%) ▷사이버 괴롭힘(9.7%) ▷금품 갈취(7.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학교폭력이 가장 자주 일어나는 시간은 ▷쉬는 시간(43.2%) ▷하교 이후(14.2%) ▷점심시간(9.1%) 등의 순이었고, 피해 장소는 교실 안(48.2%)이나 복도(10.3%) 등 ‘학교 안’ 공간의 비중이 높았다. 학교 밖에서는 사이버 공간(6.7%)과 놀이터(3.6%) 등에서 폭력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0.4%(1만6000명)로 지난해 2차 조사 때보다 0.2%포인트(7000명) 감소했다. 집단으로 가해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지난해 2차 조사보다 1.3%포인트 줄어들었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10만5000명으로 지난해 2차 조사(14만1000명)에 비해 0.7%포인트 감소했다. 중학교의 목격 응답률은 2.0%로 지난해 2차 조사(3.2%)에 비해 1.2%포인트 감소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뒤 알리거나 도와줬다는 응답은 82.7%로 지난해 2차 조사에 비해 2.2% 포인트 증가해 학교폭력을 보고도 방관하는 학생의 비율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폭력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지만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학교폭력을 신고하거나 도와줬다는 비율이 증가하는 등 학교 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수준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교육부는 해마다 3∼4월과 9∼10월, 두 차례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 2차 조사는 지난 9월 14일부터 10월 23일까지 온라인으로 이뤄졌으며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총 421만명 중 94.6%인 390만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생 보호 인력 배치와 CC(폐쇄회로)TV 설치 등 학교 안전 인프라를 확충하고 학교 부적응 학생에 대한 상담과 치유 기관 연계를 강화하는 등 후속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학교알리미 홈페이지(www.schoolinfo.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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